제주앓이 1

카테고리 없음 2014. 1. 20. 23:48

 

절친과 함께 벌써 세번째 여행이다. 이번 여행지는 계속 '가야지, 가야지.'만 되뇌이던 제주도였다.12월 어느 날 카페에서 마주 앉아 "나 1월엔 꼭 여행갈거야."라는 말 한마디에 "콜!"하던 친구와 함께 제주도라도 가야겠다며 준비했는데.. '제주도'는 그 이상의 힐링과 자연의 소중함을 절로 느끼게 해준  여행지였다. 그래서 제주도가 더욱 문명에 찌들기 전에 가야겠다는게 나의 결심 중 하나이다.

여행의 여운이 아직까지도 맴돈다. 오늘 낮에는 카페에 앉아서 감성터져서 시(詩)를 써버렸다. 나도 내 모습에 깜짝 놀랐다ㅋㅋ 이렇게 감성터져서 '시'라는 장르를 써본 건 첨이어서ㅋㅋㅋ

카페에 앉아 시를 쓰는 것도 좋지만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차근차근 올리고자 한다.

내가 찍어놓고도 뿌듯했던 사진 '기다림'

비자림에서 나와 읍면순환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가방들을 내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비자림을 등뒤로 나오면서도 버스를 타야한다는 의무와 기대감에 달려왔던 곳.

해가 질 무렵의 도로와 흥분된 마음. 익숙한 풍경인 것 같으면서도 사뭇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일상을 벗어와서 일까?  모든 것이 즐거움으로 덮치는 신기함. 호기심.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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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4. 1. 13. 02:24

2차 시험을 무사히 마치고 나니 이제야 내 나이에 대한 자각이 크게 느껴진다.
내 나이가 어느 덧 29살이 되었다.

소감은
1. 믿겨지지 않고,
2. 피부로 세상이 더 느껴지고,

이에 더해지는 고민들은
3. 어떻게 해야하고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나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4. 언제쯤이면 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솔직한 내가 될 수 있을지,
5. 나는 말씀이 나를 비출 때 나를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을지,

이에 따르는 나의 결심은
6. 너무 성급하게 많은 것을 빠르게 해결하려 하지말자.
시간의 흐름에 맡기자. 가벼운 깃털처럼 나를.



마음과 마음이 잇닿기를 소망한다.
상대가 남성이든, 공동체 내 지체이든..
서로를 향하는 마음이 모두 잇닿는 사랑의 자리에서
뜨거운 연합을 기대해본다.

연초에 보여주신 놀라운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니,
더욱 기대하고 기도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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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인지, 평안인지, 나태함인지

카테고리 없음 2014. 1. 3. 01:35
요즘 내가 2차 면접 시험이라는 걸 준비한다. 정확히 말하면 한 달 정도 준비한 셈이다.
1차 시험 끝나고 일주일 뒤부터 시작한 2차 면접 준비는 처음부터 고생길이었다.
왜냐하면 첫째,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짓이어서. 둘째, 1차 합격여부 발표가 3주나 남은 상황에서 하기 싫어서. 내가 합격인지 불합격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best가 나오겠냔 말이다. 셋째, 면접이라는 건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이건 뭐 끝이 안 보인다. 이 세 가지 이유가 날 너무 괴롭혔다.
하지만 발표 후에 기분이 얼떨떨하다고 해야할까~
합격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진 내게 합격과 몇 발자국 거리가 가까워졌고. 난 더 앞으로 나가기 위해, 나를 달래면서 준비해야 했고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2013 마지막 날에는 그렇게 답답하고 지쳐있던내가 답답함과 지쳐있던 것도 잊고 그냥 그저 그 분의 임재 안에서 숙연해진다.
내가 과연 당신을 '주'라 고백할 수 있을까요? 라는 돌직구성 투정이, 냉소가. Yes! 당신은 주인 맞습니다. 라고 고백하며 아무런 요구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이 자리에 있다. 어쩌면 그 순간부터 마음이 평안해진건지 모르겠다. 시간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는 건 그것이 정말 맞고, 내가 신앙을 갖게 된지 10년.. 그 시간들을 돌아보니 정말 감사해서.. 뭐 어떻게 설명이 안된다. 이 형용할 수 없는 홀리함이 오래가길 ㅠㅠ

이런 시간 속에 살고 있지만 나는 내가 하는 것이 내 스스로에게 충분하지 않고 경쟁심도 생기지 않아 오히려 걱정되지만, 그래도 편안하게 하련다. 지금 이 느낌 이대로. 나태함이 아닌 믿음과 이에 따른 평안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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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 1

카테고리 없음 2013. 9. 17. 01:30


요즘 나의 세상은 온통 공부이다.
이제야 아이들과의 헤어짐이 현실이란걸 몸은 알지만
내 감정 언저리에는 애들 생각에 눈물나기도 한다.
학부모님들하고도 잘 지내고
통합반 선생님하고도 수업이 즐겁고
내가 아이들 넘 좋아했는데..
힝, 어쩌겠나 싶다. 이렇게 된 일을, 그래도 어느 누구
신경 안쓰고 공부를 하니 사실 좋다. 정말 공부 시작한 3일은 엄청 신나게 공부한 것으로 기억한다. 3일 천장 쳤으니 물론 4일 되던 날부터는 바닥을 친 걸로..ㅋ
"천장치고 바닥친다."는 수험생의 진리를 알려준 주미에게 감사를ㅋ 바닥칠 때 내 자신에게 쉽게 노하지 않으니 말이다. (음하하하) 어쨌든 나는 진짜 최전선에 서있다. 더욱 노력하자. 포기하지 않고 싶어.
지겨워하지 않고.
하루하루 계획한 거 성실하게 꼼꼼하게 보고 싶어.
무엇보다 잘 외우고 싶고. 그래.

요즘 청소년 인문학잡지 '인디고잉'을 틈틈이 보고 있는데 공부라는 매개로 그 많은 학생들과 이어진 느낌이랄까, 공부하는 목적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말하는 그 자리에 있는 청소년들이 조금 더 나은 사회를 갈망하고 실천하려는 모습에서, 위로를.
Anyway 공부라는 테마가 굉장히 끌리던 참에 공부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적혀잌ㅅ었다.
공부 관련 서적을 소개하는 페이지 내용 가운데 '세종의 공부'가 끌렸다. 그리고.. 세종실록에 모르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내용이 자꾸 끌리고 생각난다.
흠 꼭 '세종의 공부'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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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막날, 이 밤의 끝을 잡고..

카테고리 없음 2013. 2. 1. 02:00

'방학'이라는 직장인들에게는 부러움의 시간을 난 누렸도다!

허나 끝났다! 이제 나는 몇 시간 뒤면 출근한다.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사실 개학이 2월 5일인데 2월 1일부터 일하라고 명령하셨어용, 으히히히히. 2월 1일과 2월 4일은 2013학년도를 위한 쿠사리워밍업이라고 해야겠죠? 아무래도 2월 4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준비와 2013학년도 방향을 알기 위한 시간이겠지.

 

괜히 잠들기 싫어, 핸드드립 커피를 2잔 드립해주시고.

무릎팍도사 '백지연'편을 보고 이렇게 라디오 들으며 나의 소소함을 글로 쓰고 있자니 행복하다.

 

이제 2월이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2013년의 다짐 또는 지키고 싶은 약속을 쓰고 싶어졌다.

굳이 지금 쓰고 싶냐면 나는 2012년을 Good-Bye하고, 2013년을 Hello! 맞이하는 그 날에도 행복하지 않았다. 

뭐랄까, 그 때의 나를 떠올려 쭈욱 써보자면 추락하는 느낌, 무엇을 붙잡아야 할지 난감함, 자신 없음,

위축감. 설렘이라고는 없는. 눈물나는. 그런 나.

그랬었는데 1월의 중순에는 감기라는 녀석과 누워 지내며 어느 누구와 소통하지 않았다. 나란 사람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곰곰이 생각하다 나는 오롯이 지금만 바라보며, 그냥 불안해 하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기로 결정했다. 실은 임용고시 공부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시 말해 임용고시 공부를 하지 않는 지금의 나는 행복하다.

솔직히 깨끗이 마음이 홀가분해졌다는 아니고, 그걸 하다가는 내가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2년 연말정산을 해보니 의료비만 100만원 이상 지출되었다. 그것은 내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안고서 지냈는가를 보여준다. 계속 병원을 다녔고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뭔가 복수심에 이글이글 타올라 이 앙물고 시작했던 공부, 안정감있는 자리에 있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결국은 세상에 치인 내가 보인다.

그저 나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다.

 

자자, 2013년엔 무엇을 지키고 싶냐면.

 

1. QT하기. 기도하기

    새롭게 시작하는 서울가향교회의 첫 말씀은 시편 1편의 말씀이었고, 내 심중에 새긴 것은 '주야로 말씀을 묵상하고 암송하며 그대로 살고자 끙끙대는 의인의 삶,

   사실 말씀 묵상하며 내적인 힘이 없었던 것 같다. 그게 바로 몸으로 드러났고.

   마치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한 것처럼(마9:36) 살았다.

   그러나

   올 해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시1:3)

   또 솔직하게 기도로 끈질기게 간구하기!(마7:7)

 

2. 비타민 먹기와 스트레칭하기

    건강에 예민해졌다. 괜히. 아픈데 없이 한 해 잘 보내고 싶다. 양치할 때 잇몸에서 피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감기에 심히 자주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이제 직장 4년차가 되어서 점점 내가 몸을 조심해야하는 부분들이 보인다. 내 몸을 사랑하고 지켜야겠다.

 

3. 교육과정 운영 잘하기

    나의 업무와 관련된 일이지만, 교육은 교육과정이라는 큰 지도를 보고 계획-실행-평가의 단계를 잘 지켜야 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교사가 이 단계를 제대로 지키기 힘든 것 같다. 가장 큰 원인은 뭐 바쁘다는 핑계도 있지만 교육과정이라는 큰 지도가 그 방향성을 잘 알려주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이번에는 잘하고 싶다. 작년에는 쫌 급한 맘에 한 것 같아서 또 잘 모르는게 많아서 못한 것 같다. 아, 잘하고 싶어!

 

4. 콘서트 가기

    문화생활 전혀 즐기지 못했어. 진짜 콘서트에 가야겠다. @_@ 인터파크에 기웃거리기

 

5. 중심을 지키는 저축 목표액 달성하기

    작년엔 새롭게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돈에 신경쓰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좀 펑펑썼다.

    돈을 작년에 비하여 많이 모으고 싶다.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기에 중점을 두고 저축액을 높이고 싶다.

    아하, 가장 중요한 건 저축액에 대한 마음가짐.

    이 돈은 하나님이 주신거니 감사하게 생각하자. 내 수입의 1/10만 하나님이 주신 것 아니다.

    나머지 9/10도 하나님이 주신거다. 이것이 나의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쓰라고 하신거다. 잊지 말자. 불필요한 소비, 카드로 소비하는 것 줄이자.

 

6. 라디오, 책, 일기

    하루에 30분이라도 라디오 듣고, 책도 읽고, 일기 써야겠다. 도저히 안되겠다.

    다시 라디오를 들을려니 쉽지 않고, 책을 읽을려고 하자니 쉽지 않더라. 컴퓨터로 쓰는 일기는 물론 손으로 일기 쓰는 것도 어렵구. 어영부영 하다가 서른살을 맞이하지 말자. 한 번 사는 인생을 그냥 사는대로 살고 생각하고 싶지 않으니까. 노력해야 한다잉. 알긋제~ 사랑한다, 뮨진아@_@ 넌 소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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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떠올리다

카테고리 없음 2013. 1. 11. 02:16

 

 

가끔씩 이런 날이 있지

진로 때문에 맘이 어둡고, 초딩시절의 일기를 보고나서 숨겨두었던 원망이 튀어나와 엄마와의 언쟁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그러니까 기쁘지 않았다. 설레지도 않았고, 항상 다이어리 앞 장에 새해의 목표를 적어두는 연초의 행동도 없었고 .. 그냥 어제에서 오늘, 오늘에서 내일로 지나가는 하루에 불과했다.

 

전화로 수다 떨고, TV토크쇼 보며 현실에 대한 회피기제가 발동하여 그냥저냥 시간 보내고 잠 들려고 했지만 토크쇼에 출연한 배우가 일기를 꼭 1년에 한 권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오랜만에 일기를 썼다. 어두운 시기를 보내는 내게 '지금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솔직하게 답을 적어내려가다 그 귀결엔 엄마였고, 엄마 생각이 나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정말 가끔씩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순간이 찾아왔는데, 오늘 오랜만에 그 순간이 불쑥 찾아온 것이다.

 

'효도란,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것'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내 일기장에 써주신 한 줄 이다.

얼마전 이사준비를 하면서 초등학교 때 일기장을 펼쳐 보았다. 그렇게 방정리를 하거나 이사를 할 때 발견한 일기들을 살펴보게 된다. 효도일기를 일주일에 한 번 쓰게 되어 있는데, 내가 엄마에게 효도 한 것은 집안 일을 도와드리거나 동생과 재밌게 놀았던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렇게 적어내린 그 날의 일기 밑에 적어주신 선생님의 코멘트를 엄마에게 들려주었더니 엄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동의하였다.

 

작년 한 해 일하며 공부한다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말하였고, 그 때마다 내 표정은 밝지 못했다.

엄마가 봤던 내 표정은 과연 밝았을까?

저녁에 엄마와 임용고시 공부에 대해서 전화로 이야기하며, 엄마는 나에게 맘 편히 살라며 공부를 말리셨다. 나를 말리시는 엄마의 음성엔 안타까움이 뭍어있었다. 사실 시험보기 전까지도 계속 약을 복용하고 병원을 다녔다. 몇 개월 이상 속쓰림으로 인하여 밤잠을 설쳤다. 이런 것으로 엄마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엄마는 지금까지 힘든 모든 것들을 내색 하지 않으셨고, 그리고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살아오셨고, 가끔 내뱉으시는 불평들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엄마에 대한 죄송함과 엄마의 인생을 생각하니 목이 메인다.

엄마가 안쓰러워 눈물이 나다가

힘든 세월에 엄마의 곁에서 힘이 되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그래서 기도 드렸다.

엄마의 소망과 염려, 기쁨 ..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매일 간섭해주시라고 말이다.

 

2013년, 올 해는 기쁘게 감사하게 살아야겠다.

밝고 건강한 모습만으로도 엄마에게 아니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

부모님의 염려를 덜어 드려야지.

그래도 아주 쪼금 컸나보다 확실히 어렸을 때와는 다르게 마무리가 다른 걸 보니-_-)a ... kkkk

 

오늘 칼퇴근 땡!하고 서울에 바로 가서 엄마랑 놀아야지.

엄마랑 수다 떨어야지. 호빵 호호 불어가며..!!!!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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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록지 않아, 세상은

카테고리 없음 2012. 11. 19. 19:22

 

시험을 코 앞에 놔두고 블로그에 들어오는 것은 '회피'가 발동되었음에 틀림없고, 블로그에 들어오는 것은 연중행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도 공부지만, 난 쓰고 싶다!

 

 나도 인생을 즐길 권리가 있어,

이 쌍용 시멘트 같은 세상아!!

나 궁서체야, 정말 진지하다고!

 

2012년, 나는 참 읽지도 쓰지도 않은 삶을 살았구나 싶다. 자주 들락거리기는 하지만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밑줄긋는 여자'의 밑줄 그었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다시 말해 나는 읽은 책이 딱 한 권 뿐이고, 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이번 주가 지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길 수 있을까, 나는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즐겁게 놀 수 있을까, 과연?

 

 

 

오늘 아침 가평은 갑작스레 퍼부었던 첫 눈 때문에 모든 사람들의 발이 제자리 걸음이었다. 나는 어제 겨울준비를 위하여 가평에 도착했기 때문에 40분 땡출근을 할 수 있었다. 으하하하하

출근 전 눈내린 학교 모습을 찍는 여유까지도 있었다는 거.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3월, 가평에 어색한 움직임으로 왔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겨울이 왔다. 2012년을 보내고 2013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참 여러 생각이 든다. 많은 생각들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세상이 참 혹독하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녹록지 않다.

대학들어가면 다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고, 대학 졸업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휴.

어제 개콘에서 어르신이 말했던 풍자가 씁쓸했었다. 내가 방을 정리하면서 개콘을 틀어놨을 뿐 집중하지 않은 탓도 있었겠지만 그 개그가 웃긴 개그가 아니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졸업하면 뭐하겠노, 취업걱정 시달리겠지, 취업하면 뭐하겠노, 일하고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으로 소고기 사묵고, 또 열심히 일하고, 소고기 사묵고, 열심히 일하고, 소고기 사묵고, 계약기간 끝나면 난 또 다른 직장에 가기 위해서 이력서 쓰겠지, 이력서 쓰고 취직하고, 열심히 일하고, 소고기 사묵고, 씁쓸하네 거참. 취직한게 다행이지. 월급들어오는 것이 은혜지, 그래도 고기 먹는 순간은 즐겁겠지.♡_♡

즐기면 뭐하겠노, 배만 나오게찌 -_-

 

1월 고용에 대한 불안부터 11월 정규직을 위한 시험을 보기까지 이 쌍용 시멘트 같은 세상의 구조 때문에 내가 삶을 즐길 수도 없고 교대 출신 초딩 선생님인 구남친한테 헤어지면서 '니가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아.'라는 그지같은 말을 들었다. 이런 그지같은 말을 듣고 붙겠노라 다짐하며 이 악물고 여름과 가을을 보내고 티오 발표가 나던 날, 크리스탈 같았던 내 멘탈은 산산조각 나버렸다. ㅜ_ㅜ

의무교육이 확대되는데도 불구하고 점점 특수교사를 채용하는 임용티오는 계속 줄고, 내가 시험보는 유치원 특수교사 티오는 전국 4명을 뽑는다는 사태가 벌어져 모두를 패닉상태에 만들었다.

난 사실 그 절망의 늪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 못했다. 허우적 거려도 그 자리다.

직장에서 윗분들이 많이 배려해주시고, 지지해주시고, 내년에도 일하면서 공부하라 하시고, 일찍 퇴근 시켜주시지만..그 어떤 것도 '긍정'이 될 수 없다. 집중하기 싫고, 그냥 멍 때리고 싶다.

 

아, 어떡하지..

가끔은 잠자리에서 눈물이 난다. 너무 비참해서 눈물이 난다.

내 현실이 비참하고, 내 자신을 직면해서 비참하다.

외적환경, 내적상태 모두 불만족이다.

상황 속에서 흔들리는 내 모습 보며 많이 실망했나 보다. 사실 그게 큰 것 같다.

아무렇지 않은 듯 의연해지고 싶은데 쉽지 않아서 답답하다.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이 뒤섞여 있는데 무엇이 즐겁겠나. 몸은 건강할리가 있나. 계속 약달고 살고 있다.

2주째 기침이 깊어져만 간다. 병원가서 젊은 사람이 바이러스를 못 이겨내냐며 의사한테 핀잔만 들었다.

그럼 의사 할아버지가 내 인생 대신 살아줄래요?

 

11월 24일이 지나면 쫌 나아지길 기대하고 싶다.

그 날이 지나면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고

그 날이 지나면 고흐의 그림을 보러 갈 것이고

그 날이 지나면 마을 운동회에 가서 지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고

그 날이 지나면 사람들을 만나고

그 날이 지나면 책도 많이 읽고

그 날이 지나면 맘 편히 데이트도 하고

그 날이 지나면 맘 편하게 운동도 하고

그 날이 지나면 다시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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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그리움, 하늘 소망

카테고리 없음 2012. 5. 9. 21:47

 

 

요즘 직장에서 감당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진짜 나 혼자서 보조인력 없이 3명을 보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닌 듯 싶다.

하지만 이것마저 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수학급에서 일하며 흔한 생각과 맞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정신적 에너지와 지혜가 필요하다.

나에게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건 무엇인가.

이 환경을 통하여 무엇을 원하시는가 싶다.

내가 교육을 할 때, 예수님은 뭐라고 말씀하실까?

아이를 대할 때 오르락 내리락 하는 내 마음은 어찌 다스려야 할까.

예수님처럼 산다는 것. 소명. 무엇일까..

지친 하루의 끝에 누워서 생각해본다.

말씀을 읽어도 삶에 닿지 않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다.

 

 

 

지난 주일엔 무리를 하더라도, 정읍에 다녀왔다.

나 혼자 갈 줄 알았는데 부모님도 기꺼이 가겠다고 하셔서

우리 가족 모두 함께 여행가는 길이 되었다.

오빠 나무 옆에 심어줄 꽃을 골랐다. 수국이다. 참 싱그러웠다.

지금쯤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네비게이션과 기억을 더듬어 바로 오빠 나무를 찾아냈다.

이젠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덤덤하게 눈물이 났다.

오빠가 남기고 간 것들에 대해 생각하니 어쩔 수 없나보다.

오빠가 아프고나서 자주 언급했던 요한계시록 21장 말씀을 찾아서

그 나무 아래에서 묵상했다. 하늘을 보며 남은 우리만 그리움에 눈물나고 가슴이 아픈 것이지, 오빤 정말 새로운 삶을 살고 있구나 싶었다.

오빠는 아픔도 눈물도 모두 씻겨졌을 거라 믿으며 성경책을 덮었다.

 

 

정읍에서 영광 막내이모네 가족과 만나서 내장산 공원엘 다녀왔다.

점심으로 비빔밥도 먹고, 호수 주변에서 돗자리 펴고 쉬었다.

자연스레 정읍에 오게된 이유를 이모네 가족과 나누게 되었다.

오빠가 나에게 어떤 선배였는지, 사랑부 친구들에게는 어떻게 했었는지 이야기를 하니 이모는 '참 영화같다.' 라고 표현을 했다.

이모네는 하나님을 믿지않는 가족이다.

이들에게 한솔오빠의 흔적은 그렇게 영화처럼 다가갔다.

오빠의 삶은 보통의 삶과는 달랐음에 분명하다.

예수님을 믿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이런 것 아닐까?

보통처럼 보이지만 남다르게 살아가고 사랑하고 몸소 실천하는 것.

오빠가 살았던 것처럼 말이다.

오빠의 일기 가운데 마음의 짐처럼 남는게 있다. 공동체.

단순히 먹고 즐기는 관계의 공동체가 아니라.

진정한 공동체에 대한 목마름이 자꾸 생각이 난다. 하아, 나도 그러네.ㅜ_ㅜ

 

잘 살고싶고, 잘 하고싶다.

그래서 학부모님이 선생님 덕분에 우리 아이가 행복했었다고,

본인도 행복했었다고 느끼셨으면 좋겠다.

언젠가 나도 그 좋은 나라로 들어갈 때에 내 주변의 사람들이 그 사람 참 좋은 선생님이었다, 예수님 닮은 사람이었다, 선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꼭 잘 살아야지. 말씀보며 더욱 힘 얻어야지.

아이들 더욱 사랑해야지.

그리고 그 나라에서 오빠를 만나면 나 어땠냐고, 잘 봤었냐고..

꼭 물어봐야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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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깨달음

카테고리 없음 2012. 4. 5. 02:25

지난 주말부터 연속적으로 업무 때문에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해관계와 절차 때문에 계속적인 언쟁이 오갔었고, 내 신경은 곤두서있었다.

이렇게 어려움들이 나를 휩싸였을 때 폭풍 속에서 그 분께 외쳤다. 제가 어떻게 행동하길 원하십니까?무엇을 원하시는지 모르겠다고. 그저께 아침부터 센터 쪽 사람과 무거운 언쟁이 오간 후에 화병이 생기는 줄 알았다. 그제서야 이 가슴에 얹혀진 돌덩이는 내가 힘을 빼야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온전히 그 분께 맡겨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있었다. 거짓말처럼 그 일에 대한 중재자가 나타났고, 나의 잘못이 아님을 인정해주는 제3자가 나타나 돌덩이는 사라졌다. 그리고 나를 도와주시려는 분들이 도와주셔서 감사했다. 그렇다, 나는 힘만 빼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나의 스트레스가 사라졌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상과 현실의 gap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나.

가평에 와서 나의 이상과 현실의 gap은 퇴근시간과 업무량이었다. 업무량이 만만치 않았다. 물론 나는 우리 유치원에서 복잡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홈페이지가 마련되면서 내가 건드려야 할 것은 만만치 않았다. 나 혼자서만 하면 되는 일이면 후딱 끝냈을 텐데 결코 그렇지 않았으니까.ㅋ

이래저래, 일을 하다보면 땡퇴근은 고사하고 집에 8시 넘어 들어오는 날이 잦았다. 땡퇴근을 하면 일이 겉잡을 수 없이 밀린다.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들어오면 공부도 정말 하기 싫고, 집안 일은 왜이렇게 있으며 새로 구매한 침대는 그야말로 따끈한 낙원이었다. 공부를 챙겨서 한다는 건 힘겨운 일이라는 것이다. 공부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고,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포기할 수 없다는 마음이 컸던 터. 그러면 공부를 하겠다는 건데, 난 시간이 체력이 나의 집중도가 나의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기에 불만만 가득하였다. 투덜투덜 찡찡대던 나는 나의 선택에 후회까지 하였고..

이랬던 내가 오늘 대단한 깨달음을 얻었다.

논술공부를 하던 중에 나의 능력과 현실에 대해서 직시하고 인정한 것이다. 그러잖아두 개별화교육계획(IEP)을 세우고 있던 차였는데 논술문제가 IEP와 관련되었다. 실제와 이론에 대해서 우연찮게 접목이 된 것도 그렇구..응! 재밌었다! 공부가 전부 해치워야 하는 것에서 즐길 수 있는 것으로 깨닫게 되는 순간에! 아하!체험을ㅋ 나는 일하며 보낸 2년의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내공이 많진 않다. 그러니까 나는 어차피 천천히 걸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올 해 합격하려면 열만큼의 능력이 필요하지만 실제로 둘만큼의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지 않는 사람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그리고 나는 집중하는게 쉽진 않다. 나의 모든 걸 인정해야 한다.

그래, 몇 개의 인강을 듣고 논술 몇 문제를 오늘 안으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한 문제를 풀더라도 진심으로 즐겁게 공부하고 하루하루 성실히 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매일 노력하면 되는 것이었다. 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주관하신다는 걸 잊지 말아야지. 그래서 직장에서 내가 수행해야할 일도 성실히 감사하게 할 것이며, 집에 와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생각하고 성실하게 해야겠다.

홍석이를 보면서 이 곳 가평에서 2년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이가 크는 걸 꾸준히 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이 바람대로, 이뤄질 진 모르겠지만. 나는 내 가슴과 머리에 힘을 빼고 즐겁게 걷고 싶다.

대단한 깨달음, 내 가슴과 머리를 가볍게 해주었다. 이것이 아마도 got the free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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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미안해

카테고리 없음 2012. 3. 23. 00:41
선생님이 미안해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너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묻고 쉽게 판단한 거.
선생님이 미안해
선생님은 아직도 어리고 한참이나 부족해서 선생님이 힘든 게 싫은가봐.
그냥 너희들이 2달이라도 일찍 와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
왜냐하면 그게 너희들을 위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내가 불편하고 힘들 거라는 추측 때문에 생겨난 마음이었어.
선생님이 미안해
사실 네가 없는 그 자리에서 너의 편에 서서 긍정적인 모습 보였어야 했는데 그렇게 부족한 모습만
가득한 어린 선생님이야. 그건 나의 자신없음에서 나타난 모습일거야.
선생님이 미안해
오늘 선생님한테 혼나고 힘겹게 서있어서 많이 울었지?
니가 '우유'라는 말을 하지 않아서 정말 화가났어.
사실 니가 그 말을 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니가 우유 마실 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니가 우유 달라는 표현을 못하는 것도 아닌데..
선생님이 말하라고 할 때 고집스럽게 유난스럽게 그렇게 입삐쭉 내미는 니가 넘 버거웠어
그래서 나도 고집싸움했어. 그리고 나중에서야 "우유"라고 말하는 널 보며 쫌 시원했어.
아이야, 힘겹게 눈물을 흘리면서 서있었지만 그래도 잘해냈어. 점점 커가는 널 보면서 기쁘단다.
너의 다리가 어제보다 더 튼튼해진 거 같아서 기뻤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노력하자.
그럼 친구들이랑 뛰며 걸으면서 놀 수 있을거야.


선생님이 미안해..
그리고 더 사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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