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떠올리다

카테고리 없음 2013. 1. 11. 02:16

 

 

가끔씩 이런 날이 있지

진로 때문에 맘이 어둡고, 초딩시절의 일기를 보고나서 숨겨두었던 원망이 튀어나와 엄마와의 언쟁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그러니까 기쁘지 않았다. 설레지도 않았고, 항상 다이어리 앞 장에 새해의 목표를 적어두는 연초의 행동도 없었고 .. 그냥 어제에서 오늘, 오늘에서 내일로 지나가는 하루에 불과했다.

 

전화로 수다 떨고, TV토크쇼 보며 현실에 대한 회피기제가 발동하여 그냥저냥 시간 보내고 잠 들려고 했지만 토크쇼에 출연한 배우가 일기를 꼭 1년에 한 권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오랜만에 일기를 썼다. 어두운 시기를 보내는 내게 '지금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솔직하게 답을 적어내려가다 그 귀결엔 엄마였고, 엄마 생각이 나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정말 가끔씩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순간이 찾아왔는데, 오늘 오랜만에 그 순간이 불쑥 찾아온 것이다.

 

'효도란,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것'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내 일기장에 써주신 한 줄 이다.

얼마전 이사준비를 하면서 초등학교 때 일기장을 펼쳐 보았다. 그렇게 방정리를 하거나 이사를 할 때 발견한 일기들을 살펴보게 된다. 효도일기를 일주일에 한 번 쓰게 되어 있는데, 내가 엄마에게 효도 한 것은 집안 일을 도와드리거나 동생과 재밌게 놀았던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렇게 적어내린 그 날의 일기 밑에 적어주신 선생님의 코멘트를 엄마에게 들려주었더니 엄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동의하였다.

 

작년 한 해 일하며 공부한다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말하였고, 그 때마다 내 표정은 밝지 못했다.

엄마가 봤던 내 표정은 과연 밝았을까?

저녁에 엄마와 임용고시 공부에 대해서 전화로 이야기하며, 엄마는 나에게 맘 편히 살라며 공부를 말리셨다. 나를 말리시는 엄마의 음성엔 안타까움이 뭍어있었다. 사실 시험보기 전까지도 계속 약을 복용하고 병원을 다녔다. 몇 개월 이상 속쓰림으로 인하여 밤잠을 설쳤다. 이런 것으로 엄마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엄마는 지금까지 힘든 모든 것들을 내색 하지 않으셨고, 그리고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살아오셨고, 가끔 내뱉으시는 불평들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엄마에 대한 죄송함과 엄마의 인생을 생각하니 목이 메인다.

엄마가 안쓰러워 눈물이 나다가

힘든 세월에 엄마의 곁에서 힘이 되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그래서 기도 드렸다.

엄마의 소망과 염려, 기쁨 ..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매일 간섭해주시라고 말이다.

 

2013년, 올 해는 기쁘게 감사하게 살아야겠다.

밝고 건강한 모습만으로도 엄마에게 아니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

부모님의 염려를 덜어 드려야지.

그래도 아주 쪼금 컸나보다 확실히 어렸을 때와는 다르게 마무리가 다른 걸 보니-_-)a ... kkkk

 

오늘 칼퇴근 땡!하고 서울에 바로 가서 엄마랑 놀아야지.

엄마랑 수다 떨어야지. 호빵 호호 불어가며..!!!!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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